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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Punk: Edgerunners 감상 후기감상문/내가 본 드라마 2022. 9. 20. 00:00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포스터 감상한 날짜 - 9월 17일
감상 만족도 - 3.5/5
한줄후기 - CDPR과 트리거의 기대이상의 시너지
좋았던 점
- 꽤나 멋지게 구현된 사이버펑크(2077 이야기가 아니다)
- 트리거식 급발진
- 트리거식의 매력적인 캐릭터
- 그럼에도 어딘가로 새거나 지나치지 않은 스토리
별로였던 점
- 이렇게나 잘 만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원작은 안해봤다
현재 게임계에서 가장 욕을 크게 먹은 게임을 얘기할 때 반드시 입에 오르내릴 게임 사이버펑크 2077. 미완성된 게임의 발매와 그간의 허위광고에 가까운 막무가내식 홍보로 게임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제작사 CDPR역시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들게 되었다. 게임의 유일한 장점이 덕분에 코인시장 커지기 전에 그래픽카드를 살 수 있었다는 리뷰가 있을만큼 게임은 비난을 받았고 2년동안 버그 수정 패치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버그수정 패치가 필요한 게임이다. 나역시 컴퓨터 구매시기를 놓친 덕분에 사이버펑크는 더더욱 관심에서 멀어졌고 이 작품 역시 나온 줄도 몰랐다. 금요일에 먹은 술이 몸을 고장내서 이틀동안 집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보지 않았겠지. 하지만 봐야할 드라마가 리스트에 있음에도 이녀석을 우선순위로 넣은 이유는 제작사가 트리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을 다 본 후 난 스팀에 들어갔고, 50%할인중인 사이버펑크 2077을 질렀다.
멋있다
트리거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자신들이 밀어붙이는 주제나 캐릭터를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입힌 멋진 로망으로 꾸며낸다는 것에 있다. 그렌라간이 그랬고, 킬라킬이 그랬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에 주제, 세계관, 캐릭터지만 끝까지 자신들만의 액션과 감성으로 밀어붙인다. 옳고 그름을 떠나, 올곧음을 떠나 제정신인 캐릭터와 상황은 하나도 남지 않는 시점을 넘어 어디까지 가나 싶은 뇌절 속에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팬층을 만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언제나 트리거의 꼬리표는 뇌절이었고, 이번 작품 역시 그럴 뻔 했다. 다행인 것은, 이 작품은 넷플릭스 작품이고 스토리에 대한 전권이 CDPR에 있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트리거의 뇌절이 진행되려하는 찰나, 제작비와 본사의 컷팅이 적당히 가미되어 작품이 끝난다. 덕분에 기존에 있어왔던 트리거의 뇌절 인플레가 사라지고 적당한 시간배분과 작품성이 남았다. 터무니없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은 잘 묘사되었고, 그곳에서 살고있는 캐릭터들 또한 그 밀어붙이기 방식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삶이다. 판을 벌이기 좋은 곳에서 좋은 판을 벌였으니 분명히 재미가 있다.
근데 그 판이
문제는 이게 근본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단점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내가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을 챙겨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프레임이나 3D매핑, 액션 등에서 기본 퀄리티가 미국의 작품들에 밀린다. 물론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나 드래곤볼 슈퍼 극장판처럼 잘 빠진 액션을 만들어내는 작품들도 있고, 미국의 카툰TV 시리즈마냥 기본적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보다 한참 떨어지는 작품들도 많다. 하지만 밑에 깔리는 작품들이야 솔직히 알 바 아니고, 내 눈은 이미 헐리우드의 액션씬 기준, 넷플릭스의 투자 기준으로 올라갔다. 이제 내 눈에 애니메이션의 액션은 최소 러브데스로봇의 수준은 되어야 평타라고 이야기 하고, 액션을 잘 뽑았다는 기대치는 소니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정도 되어야 아 잘 만들었네 싶다. 어중간한 애니메이션은 이제 마블의 CG액션을 넘어설 수 없다. 이펙트를 도배한 컷의 반복이 나오는 순간 바로 실망하게 되고, 프레임이 떨어지는 순간들이 하나같이 거슬린다. 이번 트리거의 작품 또한 일부러 프레임을 떨어뜨리는 등 액션에서 힘을 주려 한 부분들에 대한 임팩트가 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액션이나 진행 프레임이 밀린다. 이건 전적으로 제작비 문제다. 버블시절 만큼의 돈을 쏟아붓는다면 그럴 일은 없을테고, 아니어도 최소 헐리우드만큼의 돈을 쏟아 붓는다면 역시 해결될 문제다. 하지만 몇십년 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여전히 사람들이 갈려나가는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체된 문화를 내가 뭐하러 챙겨보나 싶은 생각도 하게 된다.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직은 본즈나 유포테이블이나 제작사들이 건재하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신들만의 방향성을 확립해서 어떻게든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다. 게다가 굳이 미국의 애니메이션 업계가 일본 애니메이션 쪽을 넘보리라는 생각도 들지는 않고. 하지만 이렇게 꾸준히 밀리는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아마 몇년 안에는 더더욱 볼 가치가 없어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트리거 역시 방향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는 애니메이션 풍이라 투자와 시간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좋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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