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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맨감상문/내가 본 영화 2022. 8. 3. 00:00
그레이맨 포스터 영화 본 날짜 - 7월 28일
느낀 재미 - 3/5
감상평 - 넷플릭스, 타임킬링
추천하는 요소
- 타임킬링 액션영화가 필요한 사람이 무난하게 볼 법한 영화
- 미국 엉덩이
비추천하는 요소
- 타임킬링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사람
어쩌면 넷플릭스가 문제 아닐까?
영화의 시작부터 넷플릭스 스럽다. 대충 현재의 배경이 되는 과거씬 하나. 그리고 전세계 로케촬영으로 펼쳐지는 액션. 자신의 업무에 대한 뒷조사와 더불어 드러나는 배경들. 현대 첩보영화의 모든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른다. 테이큰 한스푼까지 추가로 얹어서 첩보라는 단어가 들어간 모든 영화의 요소들을 다 따온 느낌이다. 라이언 고슬링의 무뚝뚝한 연기는 너무나 잘 어울리고 크리스 에반스의 악역또한 모자라다고 느껴지지만 나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대충 무난하게 볼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런데 무난하게 볼 영화가 굳이 필요한가? 라고 생각하면 그 때부턴 넷플릭스가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연결된다.
사실 넷플릭스가 영화를 엄청 못 만드느냐 하면 그렇지만도 않다. 상영되는 대부분의 일반 영화들도 90~95는 무난하게 보는 넘어가는 영화이고 잘 해야 1~2편만이 나에게 의미가 남는 영화가 되고는 한다. 비율로 따지면 아마도 넷플릭스와 다른 배급사의 영화 수준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도 같다. 하지만 문제는 넷플릭스는 월 정액으로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분명한 장점이지만 덕분에 돈 안내고 신경도 안 쓸 영화들을 넷플릭스에서는 보게된다. 안 보면 그만이긴 한데, 넷플릭스는 또 광고는 광고대로 때려대고 난 편하게 볼 수 있고. 넷플릭스의 버블에 갇힌 후엔 자연스레 따라가는 루트이다. 넷플릭스에 실망하고, 다음걸 기대하고, 실망하고, 그러다 간혹 재밌는거 건지고.
필터 버블의 한계
덕분에 넷플릭스를 보는 것 자체가 일종의 필터 버블의 한계를 실감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이런 영화보단 무언가 가치있는 것이 더 있을 법도 하지만, 나라는 인간의 알고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넷플릭스를 선택하는 한계점을 바라본다. 사실 굳이 넷플릭스가 아니어도 요즘 세상 인터넷 어디서든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내가 체험하는 큰 분야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전에는 이런 취미활동에 굳이 필터 버블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을 것도 같은데 요즘엔 뭘 하든 내가 갇혀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이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느끼는듯 하다.
그래서 영화는?
사실 이런거 이야기하기엔 이 영화는 그정도로 나쁜 영화는 아니라... 라이언 고슬링 특유의 무뚝뚝한 얼굴에 첩보원스러운 액션과 미국 엉덩이의 탱탱함을 보기엔 나쁘지 않은 영화다.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악역은 사실 좀 더 임팩트가 있었어야만 할 것 같지만 그정도는 되어주지 못했고, 이 영화 자체도 기존 첩보영화들을 전부 쓰까 만든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정도는 되어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섞은게 맛없어서 뱉을 정도는 아니고, 맛있는걸 적당히 잘 맛있게 만들어서 대충 한 번 먹어보면 어떤 맛인지 알겠고 굳이 또 먹고싶은 마음은 안 드는 그런 정도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