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바타2 물의 길감상문/내가 본 영화 2022. 12. 20. 19:00
아바타2 물의 길 포스터 감상한 날짜 - 12월 18일
감상 만족도 - 3.5/5
한줄후기 - 역시 큰 곳에서 봤어야 했을까
좋았던 점
- 스케일. 압도적이라는 말이 부족한 정도의 어마어마한 스케일
별로였던 점
- 화면 외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디에 예매를 할까
라는 고민이 든다면 무조건 큰, 3D의, 가장 좋다는 극장에서 봐야만 한다. 아쉽게도 난 그런 선택을 하진 않았다. 그런 상영관에 예매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귀찮았기에 집 근처에서 보았다. 그리고 후회했다.
아바타의 의미
취미로 보는, 즐겁자고 보는 영화에 무슨 가타부타 의미를 부여하는가 싶다. 영화를 왜 보나 생각하면 그저 재밌으려고 보는거다. 문제는, 아바타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감이 나에게 어떤 재미를 주느냐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드는건, 윤제균 감독이었다. 윤제균 감독과 뭐가 다르지? 내가 왜 제임스 카메론을 윤제균에 비교하고 있지?
우리나라 영화, 특히 윤제균 감독을 생각하면 비판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 나도 큰 예외는 아니지만, 윤제균 감독은 누가 뭐라하든 대중적인 성공이라는 가장 큰 강점을 가진 감독이다. 6개의 상업영화 연출작 중에서 5개가 성공한, 누가 뭐래도 대중의 흐름을 가장 잘 읽는 사람이었다(영웅을 비롯한 차기작들은 지켜봐야 할테지만). 특히 최근 작품들, 해운대와 국제시장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요소들과 특유의 신파, 국뽕을 나름의 스케일에 잘 넣어서 두 작품 모두 천만을 넘었다.
사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윤제균에 비교하면 '어딜' 이라면서 반응할 사람이 대부분일거다. 전작들만 봐도 그렇다. 대중적인 요소들과는 사실 거리가 먼 사람이다. 제임스 카메론은 대중들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지 대중들의 소스에 맞추는 사람이 아니다. 당장 아바타만 하더라도, 이걸 대중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손익분기점이 뭐? 얼마? 그럼에도 내 머릿속에 아바타2를 보면서 윤제균 감독이 생각난 것은 아바타2에서 보이는 스토리가 스케일에 비해 너무나 초라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1편도 엄청난 스토리라거나 작품성을 가진 작품은 아니다. 그저 서부극일 뿐이다. 오리엔탈리즘의 새로운 표현이라고 보일만큼, 과거 인디언이나 동양에 가졌던 환상을 판도라 행성으로 옮긴 것 이상이 되진 않아 보였다. 하지만, 1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이라 새로웠다. 특히 당시의 시각적 충격은 말 그대로 말이 안되었기에, 스토리는 상대적으로 차치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제 막 2D를 본 나에게 있어, 13년 전 아바타 1편의 충격을 아는 나에게 있어, 그 후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마블을 비롯한 수많은 CGI로 도배된 영화를 본 나에게 있어, 이런 시각효과가 과거만한 충격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2편의 그래픽은 엄청나다. 어떤 부분에서 3D를 활용했을지 짐작되는 수많은 앵글들과 생물체들이 지나갔다. 바다가 메인인 이 무대에서 바다의 표현과 그 아름다움은 굉장했다. 3시간 20분이라는 말도 안되는 상영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눈이 즐겁다. 하지만, 그런 새로운 즐거움은 과거에도 이미 많이 느꼈다. 아바타 1편으로 느꼈고, 최근엔 듄으로, 중간중간 마블의 영화들로 느꼈다. 바다를, 물을 메인으로 한 영화가 이렇게까지 멋지게 나온 영화를 처음 보았기에 멋있다고 느낄 수 있었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표현한 영화'에 대한 역치가 올라가버렸다. 더군다나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라는 이름에 생기는 기대감과 비교한다면, 글쎄.... 물론 이건 가장 잘 활용된 상영관을 택하지 않은 나의 실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각적 효과가 생각보다 큰 충격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스토리다. 그런데, 너무 흔했다. 너어어어어무 흔했다. 시각과 대비되서 더욱 그렇게 느끼겠지만, 최근 2편들이 가지는 시리즈로서의 특징 때문에 더욱 그렇겠지만, 아... 별로였다. 흔하게 남는 떡밥들과, 흔한 가족이야기들과, 흔한 아버지와, 흔한 갈등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런 가족적인, 디즈니적인, 신파적인 느낌에 윤제균 감독이 보인다. 스케일에 비해 아쉬운 이야기들.
다시 봐야하나...
이런 상황에 굳이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다시 영화관을 찾아야 하나 싶다. 더군다나 제대로 보려면 예매하기 어려운 그 상영관의 틈바구니를 열심히 뒤져서 어렵게 봐야한다. 굳이...? 근데 안 하자니 아 그래도 눈뽕 즐거울 것 같긴 한데 아쉽네...싶기도 하고.
'감상문 > 내가 본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퍼스트 슬램덩크 (2) 2023.01.09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0) 2022.12.26 더 페이버릿 (0) 2022.12.20 원피스 필름 레드 (0) 2022.12.08 올드 헨리 (0) 202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