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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V 페라리감상문/내가 본 영화 2020. 1. 21. 12:52
감상일 - 2020년 1월 12일
장점
1. 주연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특히 맷 데이먼이 좋았는데, 캐롤 쉘비라는 캐릭터가 켄 마일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무던한 캐릭이기 때문. 가장 좋았던 장면은 켄 마일스가 경기를 듣다가 와이프와 춤을 추는 장면과 캐롤 쉘비가 켄 마일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전에 혼자서 힘들어하던 장면. 두 캐릭터가 감정을 다스리는 부분들이 좋았다.
2. 조연
켄 마일스의 아내와 핸리 포드 2세가 시선을 계속 끌었다. 켄 마일스가 혼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아내가 드라이브를 하면서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과 포드 2세가 레이싱을 결정할 때의 표정이 눈에 남았다. 멋있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특징
1. 전기 영화
제목은 포드와 페라리라는 유명 자동차 브랜드를 걸어뒀다. 광고 문구엔 불가능에 도전하는 두 남자라는 어필을 해둔다. 심지어 전기 영화다. 그럼 어느정도는 영화의 흐름이 보인다. 내가 영화에 깊이 몰입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 뒤의 내용은 짐작가는 범위 안에서 진행된다. 만약 내가 레이싱의 역사까지도 알았다면, 내용에 기대할 요소는 사실상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기대할 요소는 그런 뻔한 큰 줄기가 아닌 나를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만들 중간중간의 요소들, 흐름이 끊기지 않는 갈등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유동적으로 연결되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이 영화는 눈길을 잡을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 켄 마일스와 아내와의 갈등, 캐롤 쉘비와 포드와의 갈등, 켄 마일스와 캐롤 쉘비의 갈등, 페라리와 포드의 갈등, 포드 내부의 갈등까지 지속적으로 내용상의 작은 문제들이 연결되어 보여진다. 이 갈등들이 다 연결되어 있어서 영화를 보는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보여지는 갈등들이 결국 캐롤 쉘비와 캔 마일스가 르망에 진출하기 위한 과정이 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켄 마일스와 캐롤 쉘비가 부딪치는 현실의 벽을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그들이(특히 켄 마일스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2. 미국만세
이 영화는 미국만세 드라마다. 유럽은 미국을 업신여기고 고깝게 바라보며, 페라리 회장은 엔딩 직전까지 그저 악역이다. 마지막에 따봉하나 날려줄 뿐. 아마 미국인이 본다면, 국뽕 깨나 차오를 영화다. 하지만 사뭇 일반적인 미국만세 영화들과는 다르게, 성조기가 기억에 없다. 두 배우의 임팩트에 묻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신선한 요소.
3. 자동차 액션
자동차액션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고, 실제로 큰 재미를 느끼지도 않았다. 내 눈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폭발과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레이싱,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스턴트에 길들여졌다. 50년대 전기영화가 얼마나 저것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물론 좀 더 좋은 액션도 있을 수 있겠지만, 더 좋은 액션을 보여준다고 감흥이 지금보다 크게 올라갈 것 같지도 않다. 그냥그냥. 잘 만들었다 느낌. 하지만 재밌다고 느낄런지는 모르겠는 느낌.
총평
무난하게 잘 만들었다. 디즈니-폭스의 화려한 출발은 아닐지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느낌은 확실하게 살린 것 같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어디가서 타임킬링용으로 보기에 부족하지 않고, 주연 배우 둘을 좋아한다면 봐둬서 나쁘지 않을 영화. 극혐-혐-무난-호-극호 에서 무난-호 중 호에 가까운 정도. 전기영화를 좋아하거나,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아마 호를 넘어갈 것이다. 하지만 난 둘 다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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