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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12일 - 책을 읽고싶다 -> 아이패드 사고싶다
    매일매일/너무나 색다른 2021. 10. 12. 17:10

     

      어제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장소는 광화문. 나에게 박혀있는 광화문은 무조건 교보문고다. 어릴적 처음 갔을 때  느낀 '한국에서 제일 큰 서점' 이라는 기억 때문일지, 종각이나 종로에서 사람들을 만난다면 술마시거나 구경하거나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겠지만 광화문에서 사람을 만난다면 우선은 교보다. 저녁약속이라 결국 친구는 식당에서 만날지라도, 오랜만에 나가는 광화문이라는 생각에 당연히 1시간 정도 먼저 나가서 교보를 들렀다.

     

      어느순간 책보다 다른걸 더 많이 파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점이 주는 그 특유의 갬성은 놓치기 힘들다. 이젠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도 거의 없고(앉아서 보기 힘들게끔 인테리어를 한 느낌도 들고), 교보문고 자체가 책의 비중이 줄어든 느낌이라 예전과는 사뭇 느낌이지만, 그래도 서점은 서점이다.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와 책을 넘기는 소리, 책이 얹어지거나, 책장에 꽂히는 소리가 유난히 잘 들려서 참 좋다. 그렇게 느린걸음으로 귀와 눈으로 책들을 훑고 나니, 와, 독서하고 싶더라.

     

     

      책은 참 애매한 물건이다. 독서는 취미생활치고 분명 비싼 취미도 아니고, 책 한 권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가장 친숙하고 생산적인 대표적 취미활동이다. 하지만 안 하려고 온갖 핑계거리를 만들어낸다. 장르소설 하나 읽자고 만원 넘게 쓰는 것도 아깝고, 이런 책을 집에 쌓아두는 것도 좀 아깝고, 그렇다고 쌓아둘만한 책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면 가격이 올라가고 쓸데없는 하드커버에 읽기도 힘들어진다. 아 정말 환상의 핑계야.

     

      어제 그렇게 독서에 대한 욕구와 핑계를 다시금 만들어내고 이 핑계거리를 해결할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은 가격. 도서관부터 들어갔다. 아 뭐읽지 싶어서 알라딘과 교보 베스트셀러 대충 둘러보고 소설 몇개 찾아서 검색했다. 당연히 예약은 꽉차있었다. 아....  책을 사는 것도 아깝지만 공간도 문제다. 장르소설은 진짜 재밌게 본거 몇개 아니면 책장에 채워두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거 예약 기다리거나 타이밍 맞춰서 보기는 좀 힘들 것 같다. 그렇다면...전자책이다.

     

      이북리더기를 둘러본다. 몇 년 전과 다르게 그래도 또 새로운 기종들이 나왔다. 열심히 둘러본다. 휴대하기도 좋고 무게도 좋고 금액도 10~20만원 선에서 해결 가능한 제품들이 보인다. 그런데 단점들도 보인다. 사람들이 그래서 이북리더기 대신 아이패드로 책을 봅니다. 라고 쓴 영상/글을 본다. 아 역시 아이패드 미니가 답인가?

      아이패드 미니를 살펴본다. 생각보다 휴대도 할만하고 이러저러 써먹기도 좋은게 괜찮을 것 같다. 예전엔 굳이 화면 큰 핸드폰도 있는데 이런걸 사서 써야할까 싶었는데 보다보니 또 나름의 장점과 커버영역이 확실하게 있다. 이쯤되면 눈은 좀 아플 수 있어도 전자책 대신 아이패드 미니를 사는게 훨씬 낫겠는데? 그런데 70만원+@의 돈을 내고 아이패드를 살 거라면, 악보까지 볼 수 있는 더 큰 패드를 사는게 좋지 않을까?

      아이패드를 본다. 9세대 일반 아이폰이 출시대기중이고 프로는 11인치와 12.9인치가 있다. 또 열심히 살펴본다. 뭐 책 읽는거야 당연하겠지만 어차피 아이패드 사서 책만 볼 것도 아니고... 역시 나에게 필요한 이유는 업무/악보보기/스케줄러 가 가장 크다. 어떤 크기를 선택하는게 맞는걸까? 12.9인치는 너무 무거운데 11인치는 악보보기 불편한 부분이 있을 것 같고.... 아 진짜 고민되네.

     

     

      책->이북리더기->아이패드 의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흐름은 이제 어느정도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듯 하다. 세가지의 장단점이 너무 뚜렷한데 서로 호환이 잘되니 결국 연결된다. 그리고 나오는 결론은 아 역시 더럽게 비싸네. 독서를 하고싶다던 본질은 이미 저편으로 사라졌고 결국 난 종이대신 이 강렬한 빛을 내주는 쇳덩어리 가격을 보며 욕을 내뱉는다.

     

     

     

      아 그래서 책 뭐 읽을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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